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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피리와 안개 산의 신수 용, 소년과 용의 아름다운 우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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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 구름조차 감히 넘지 못한다는 험준한 '아득산' 깊은 동굴에는 날씨를 다스리는 고대의 용 미르 가 잠들어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용의 분노가 폭풍을 몰고 온다며 근처조차 가지 않았지만, 대나무 피리를 잘 불던 소년 철수 는 달랐습니다. 산 너머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했던 철수는 아무도 가지 않는 산 깊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어느 날, 철수는 동굴 속에서 날개에 깊은 상처를 입은 미르를 발견했습니다. 거대한 몸집과 날카로운 비늘에 순간 얼어붙었지만, 소년은 용의 눈에 서린 깊은 고독을 읽어냈습니다. 철수는 망설임 없이 피리를 들어 따뜻한 선율을 불었습니다. 청아한 음색이 어두운 동굴을 채우자 용의 거친 숨소리가 잦아들었습니다. 그날 이후 철수는 산딸기와 약초를 들고 찾아가 용의 상처를 돌보았고, 둘은 언어 없이도 마음이 통하는 유일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그해 여름, 대지가 갈라지고 우물이 말라붙는 지독한 가뭄이 마을을 덮쳤습니다. 기우제를 지내도 비는 내리지 않았고, 마을 전체가 생사의 위기에 몰렸습니다. 철수는 촌장과 주민들의 절규를 본 뒤 곧바로 아득산으로 달려갔습니다. 철수의 간절한 부탁을 들은 미르는 거대한 날개를 펴 하늘로 솟구쳐 올랐습니다. 마을 상공에 용이 나타나자 사람들은 공포에 떨어 비명을 질렀습니다. 하지만 미르는 절벽 위에서 철수가 부는 피리 소리에 맞춰 하늘을 가르며 우렁차게 포효했습니다. 그 울림과 함께 순식간에 먹구름이 모여들었고, 메마른 땅 위로 기적 같은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비로소 산 속의 용이 재앙이 아닌 세상을 보살피는 수호신임을 깨닫고 환호했습니다. 비를 내린 미르는 철수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넨 뒤 하늘 저편 구름 속으로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이후 마을에는 더 이상 가뭄이 찾아오지 않았고, 사람들은 바람이 불 때마다 피리 소리를 기억하며 용과 소년이 나눈 영원한 우정의 전설을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비가 그친 뒤, 아득산에는 이전에는 볼 수 없던 ...